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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2025.9.20.] 단독 변호사 창업기 (8) 새벽 1시에도 울리는 전화, 개업 변호사의 일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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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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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 초기에 마주한 변화들

 

법원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지내다가 개업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니 비즈니스가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물씬 났습니다. 중개사님, 인테리어 대표님, 세무사님, 촬영 작가님, 마케팅 대표님까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로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니 기록 속에서 세상을 보는 것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법복을 벗고 아직 군기가 바짝 들어 있던 시절, 이 분들을 만나면서 마음가짐을 바꾸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전문가로 보이려면 어떤 태도가 필요한지, 자기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눈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개업 후에는 작은 사물 하나에도 제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회의실 벽에 걸어둔 그림이 그랬습니다. 구독 서비스를 통해 그림을 교체해 걸었는데, 우연히도 달항아리 작품을 걸어둔 시기에 유난히 수임이 잘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같은 작품을 연장해서 걸어두기도 했습니다. 변호사이자 동시에 사업가인 제 모습을 실감했던 소소한 일화입니다.



공감과 거리두기 사이

 

개업 후 가장 큰 과제는 마음 관리입니다. 판사 시절에는 민원인을 직접 상대할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변호사가 되고 나니 의뢰인을 매일 마주해야 했습니다. 의뢰인 대부분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저를 찾아옵니다. 사건의 무게 때문에 감정이 격해져 있거나, 작은 말 한마디에도 기대와 불안이 교차합니다. 저는 전문적인 태도를 지키면서도 인간적인 공감을 보여야 했고, 이 균형을 맞추는 일은 지금도 늘 신경 쓰는 숙제입니다.

 

의뢰인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사건이 끝나면 대부분 힘든 시절을 빨리 잊고 싶어 하기 때문에, 결과가 좋더라도 관계가 자연스럽게 정리되곤 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난 뒤에 안부를 전해주실 때는 더 고맙게 느껴집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 곁을 지키는 역할일 뿐, 평생의 친구로 남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고장난 줄 알았던 전화기

 

사건이 일정하게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도 초기에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작년 5월은 개업 후 처음 맞은 연휴였습니다. 그즈음 문의 전화가 뜸하자, 사무실 전화기가 고장 난 줄 알고 직접 걸어본 적도 있습니다. 알고 보니 음식점이나 카페처럼 변호사업도 연휴의 영향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명절이나 연휴가 다가오면 상담 문의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는 당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긴 연휴에는 마음을 내려놓고 충전할 기회를 갖기도 합니다. 개업 선배가 “연말에는 어차피 문의가 뜸하니 여행을 가려면 그때가 좋다”는 조언을 해주었는데, 실제로 경험해 보니 맞는 말이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조바심이 났겠지만, 이제는 수임의 기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의가 몰리지만, 또 어떤 날은 조용합니다. 사건 수임에는 늘 기복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제는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합니다.



퇴근이 없는 직업

 

변호사는 본질적으로 일상과 일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습니다. 언제 결정이나 처분이 나올지, 언제 문의가 올지 알 수 없고, 혹시 놓친 기한은 없는지 늘 신경이 쓰입니다. 증인신문을 마치고도 “아, 그걸 더 물어볼걸.” 하며 밤늦게까지 뒤척이는 날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의뢰인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결과에 대한 책임감이 업무 밖 일상까지 따라다닙니다. 결국 변호사는 물리적으로는 사무실을 나와도, 정신적으로는 늘 사건과 함께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상담 전화를 직접 받습니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사무실 전화를 제 휴대폰으로 착신전환을 해 둡니다. 실제로 새벽 1시에 걸려 온 전화가 수임으로 이어진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전화도 적지 않습니다. 송사를 오래 겪으며 마음의 병을 얻은 분들도 있고, 첫 전화를 변호사가 직접 받다 보니 그 모든 이야기를 들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감당하기 버거울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저처럼 직접 상담해 수임하는 대표라면 처음부터 사건을 가려 받을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2년 차가 되니 상담 과정에서 저와 결이 맞지 않는 분은 대략 감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무턱대고 사건을 늘리는 것보다 결이 맞는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스스로를 지키는 길임을 배웠습니다.

 

저만의 회복 루틴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사실 고정된 형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때그때 재미있는 것을 하며 숨을 돌립니다. 한때 인형뽑기에 빠져 지낸 적도 있고, 요즘은 김성현 게이머의 게임 방송을 보는 시간이 소소한 즐거움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회복은 순간순간 마음을 환기시켜 주는 습관을 이어가는 데서 비롯됩니다.



광고의 홍수 속에 흔들릴 때

 

마음 관리라는 주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비교에서 오는 스트레스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변호사 광고가 온라인에 노출됩니다. SNS에서 ‘관심 없음’을 눌러도 계속해서 변호사 광고가 뜨고, 스레드(Threads)에 들어가도 변호사들의 게시글이 쉼 없이 올라옵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뒤처진다는 불안,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강박은 의외로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판사 시절에는 그저 주어진 사건만 처리하면 되었지만, 변호사의 삶은 구조적으로 상방이 열려 있습니다. 성과가 곧바로 수입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분명 동기부여가 되지만, 동시에 큰 압박으로 다가왔습니다.

 

법원에서는 일정도 비교적 분명했습니다. 사건은 규칙적으로 배당되었고, 기일도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틀 안에서 최선을 다해 기록을 검토하고, 판결문을 작성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업 후에는 많은 것이 불확실합니다. 새로운 사건이 언제 들어올지, 다음 달의 수입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결국 개업 변호사의 삶은 늘 비교와 압박,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피하려 애쓰기보다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광고의 홍수 속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사건 수임의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페이스를 지켜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마음 관리의 핵심이자, 변호사로 오래 버티는 힘입니다.



돈이 돈을 벌게 하는 구조

 

변호사라는 직업은 돈벌이의 수단이자 자아실현의 무대가 되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분명 축복이겠지만, 본질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직종이기도 합니다. 이 일을 평생 같은 강도로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돈이 돈을 벌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와 재무 관리 같은 부분은 학창 시절 공부에만 몰두해 온 법조인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영역이기에 저 역시 늦지 않게 그 체계를 갖추고 싶습니다.

 

결국 사건 수임 외에도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부동산과 주식을 통해, 누군가는 강연을 통해 보완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단순히 수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법조인들은 대부분 성실한 모범생으로 살아왔습니다. 시험에 붙는 것이 목표였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개업을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돈이 스스로 굴러가게 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사건을 맡아도 늘 불안이 따라옵니다. 최근 변호사 수 증가와 저가 수임 경쟁은 이런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변호사들 사이에 ‘5년만 더 일찍 태어났더라면’, ‘3년만 더 일찍 시험에 붙었더라면’하는 한탄이 나올 정도로 해마다 상황은 나빠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더 일찍 법원을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과 ‘지금이라도 나와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이처럼 변호사 시장이 악화되는 가운데 마음 관리와 더불어 재정적 시스템을 일찍 갖추는 일은 개업 변호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었습니다.



마치며 - 개업에는 선후배가 없다

 

개소 소식을 담은 문자를 발송하면서 비로소 개업의 모든 수순은 끝이 납니다. 개업은 화려한 출발선이 아니라, 매일같이 다져나가야 하는 과정입니다. 사람과의 인연에서 배우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다시 중심을 잡는 힘이 있어야 버틸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단독 변호사 창업기」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판사직을 내려놓고 변호사로 개업한 이후, 저 역시 여전히 시행착오 속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개업에는 선후배가 따로 없습니다. 결국 개업은 각자 자기 자리에서 처음부터 다시 길을 내는 과정입니다. 저의 경험이 정답일 수는 없지만,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왔습니다. 지난 경험을 글로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도 큰 행운이었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강창효 변호사(전 수원회생법원 판사)

 

강창효 변호사의 기고는 이번 호를 끝으로 마칩니다. 그동안 좋은 글 보내주신 강 변호사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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