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송치
[촬영물등이용협박, 촬영물반포 등] 불송치
2026-09-04
■ 사건의 경위
의뢰인은 오랜 기간 교제해 온 상대방으로부터, 헤어지는 과정에서 세 가지 혐의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성관계 영상을 빌미로 협박했다는 촬영물등이용협박, 인터넷 게시판에 허위 사실을 올려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 그리고 상대방의 사진을 반포했다는 촬영물반포 혐의였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성범죄로 분류되어 사회적 비난이 매우 크고, 유죄로 인정될 경우 중한 형은 물론 신상정보 등록·공개 같은 무거운 부수처분까지 뒤따를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게다가 상대방은 대형 법무법인을 통해 다수의 증거를 제출하며 강하게 처벌을 구하고 있었습니다.
의뢰인이 억울하게 낙인찍히지 않도록 방어하는 것, 그것이 제게 주어진 과제였습니다.
■ 강창효 변호사의 변론전략
저는 이 사건을 성격이 두 갈래로 나누어, 각각에 맞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하나는 영상과 관련된 협박 혐의, 다른 하나는 인터넷 게시글·사진과 관련된 혐의였습니다.
첫째, 문제된 영상이 '협박'이 아니라 '약속을 정리하는 대화'였음을 영상 전체로 증명했습니다.
상대방은 영상 속 일부 표현만을 떼어내 협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영상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분석해, 그것이 겁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앞으로 지킬 약속과 그동안의 금전 관계를 정리하고 그 과정을 남기기 위해 함께 촬영한 것임을 밝혔습니다. 대화의 전체 맥락과 당시의 정황에 비추어 볼 때 협박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영상 자체를 근거로 조목조목 제시했습니다.
둘째, 게시글·사진 관련 혐의는 '의뢰인이 한 행위가 아니다'라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밝혔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의 글과 사진에 대해, 저는 그것을 의뢰인이 작성·게시했다는 전제 자체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게시글이 올라온 시각과 의뢰인의 접속 기록이 일치하지 않는 점,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에서도 게시나 사진 보관의 흔적이 전혀 나오지 않은 점을 정리해 의뢰인이 게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셋째, 게시글을 의뢰인과 연결하려던 정황증거의 고리 또한 끊어냈습니다.
상대방은 게시글에 등장하는 특정 정보가 의뢰인만 알 수 있는 것이라며 의뢰인을 작성자로 지목했습니다. 저는 그 정보가 의뢰인만의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경로를 통해 제3자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정보임을 밝혔습니다. 그 결과 해당 정보의 등장은 의뢰인을 게시자로 특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논증했습니다.
넷째, 협박의 핵심 증거였던 녹음의 신빙성을 탄핵했습니다.
저는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각 혐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일관되게 짚었습니다. 특히 협박의 근거로 제출된 녹음이 원본이 아니라 재생본을 다시 녹음한 것이어서 그 내용의 무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구체적으로 지적했습니다.
■ 결과

경찰은 촬영물등이용협박을 포함한 세 가지 혐의 전부에 대하여 '증거 불충분,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부라도 인정된 것이 아니라, 문제된 모든 혐의가 수사 단계에서 종결된 것입니다.
경찰도 협박의 근거로 제출된 자료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점, 확보된 영상의 내용이 오히려 협박 주장과 배치되는 점, 게시글의 작성자를 의뢰인으로 볼 수 없고 제3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디지털 포렌식에서 혐의를 입증할 자료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판단하였습니다. 저희가 정리해 제시한 논리가 결정에 그대로 반영된 것입니다.
■ 의의
헤어진 연인 사이에서 오간 영상이나 금전, 인터넷 게시글이 형사 고소로 번지는 사건은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일수록 수사 초기부터 사실관계와 증거로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이 사건은 촬영물등이용협박, 촬영물반포, 명예훼손이라는 세 개의 중한 혐의를, 일부 인정도 없이 전부 혐의없음으로 종결시킨 의미있는 사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