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송치
[특경법위반(횡령·사기)] 불송치
2026-08-24
■ 사건의 경위
의뢰인은 10여 년간 치과 병원의 마케팅과 경영 컨설팅을 대행해 온 분입니다. 양측의 관계는 오래도록 분쟁 없이 이어졌으나, 고소인이 마케팅 업체를 교체하며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고소인은 먼저 거액의 민사소송을 냈고, 소송이 불리해지자 같은 쟁점을 형사로 다시 구성해 의뢰인을 특경법위반(횡령·사기)으로 고소하였습니다.
고소된 혐의는 방대했습니다. 자금 이체, 법인카드, 급여 초과, 광고대행 수수료 등 횡령 7개 유형과 키워드 광고비·현금 등 사기 6개 유형에 피해금액 합계는 약 90억 원.
어느 한 항목만 인정되어도 특경법이 적용되어 중형을 피하기 어려운 사건, 그것이 제게 주어진 과제였습니다.
■ 강창효 변호사의 변론전략
이 사건은 13개의 개별 혐의가 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라, 실은 하나의 큰 틀에서 비롯된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각 혐의마다 따로 방어하기에 앞서 사건 전체를 관통하는 틀을 먼저 세우고, 이후 각 혐의의 무혐의를 논증했습니다.
첫째, 이 고소가 '민사분쟁의 형사화'임을 드러냈습니다.
10년간 이의 없이 갱신되어 온 계약이 업체 교체 시점에 돌연 형사고소로 비화된 경위를 정리해, 민사소송에서 밀리고 있는 고소인이 수사기관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려는 고소임을 초기부터 분명히 했습니다.
둘째, 의뢰인이 받은 돈이 '총액 개념의 광고비'였음을 입증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이었습니다. 그 돈은 개별 항목에 구속된 자금이 아니라 마케팅·컨설팅 '총액'으로 지급된 포괄적 자금이고, 집행 방법과 시기는 의뢰인의 재량에 맡겨져 있었습니다.
자문계약이 매출 목표 달성으로 자동 연장되어 온 점, 고소인이 10년간 정산을 요구한 적 없는 점, 무엇보다 2021년 세무조사에서 고소인 스스로 '비용은 모두 정상적으로 광고에 집행되었다'고 소명한 점을 들어 '용도 외 사용'이라는 횡령의 전제 자체가 성립할 수 없음을 밝혔습니다.
셋째, 운영과 수익 귀속이 '사실상 주주총회'를 통해 정해졌음을 뒷받침했습니다.
카카오톡 대화, 주주총회 보고자료, 단체방 공유 내역 등으로, 자금 운영과 수익 귀속이 양측이 정기적으로 열어 온 의사결정 기구를 통해 합의된 것임을 증명했습니다. '총액은 양측이 정하되 그 집행과 초과수익은 의뢰인에게 귀속된다'는 합의의 실재가 인정되었습니다.
넷째, 고소인이 근거로 든 자료의 의미를 바로잡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고소인이 제시한 자료들은 이 사건 자금의 성격을 정하거나 그 사용을 제한하는 문서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 자료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를 사실관계에 맞게 정리하여, 고소인 주장이 전제부터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드렸습니다.
■ 결과

경찰은 특경법위반(횡령·사기) 13개 유형 전부에 대해 '증거불충분(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부 인정도, 일부 송치도 없이 약 90억 원 규모의 고소가 경찰 단계에서 전부 종결되었습니다. 특히 불송치이유에는 제가 세운 '총액 개념의 광고비'와 '사실상 주주총회' 논리가 그대로 채택되어 항목마다 반복 인용되어 뿌듯했습니다.
오랜 기간 마음고생이 컸던 의뢰인은, 특경법이라는 무거운 혐의가 전부 벗겨졌다는 소식에 그제야 깊이 안도하며 감사의 뜻을 전해 오셨습니다.
■ 의의
이 사건은 외형만으로는 불리해 보이던 대형 경제범죄 고소를 자금의 '성격' 규명으로 뒤집은 사례입니다. 같은 돈이라도 용도에 구속된 자금인지 총액으로 위임된 자금인지에 따라 횡령·사기의 성립 여부는 완전히 갈립니다.
민사소송에서 밀린 상대방의 형사고소에 맞서 그 본질을 초기에 드러내고, 90억 원대·13개 유형의 특경법 고소를 검찰로 넘어가기 전에 전부 종결시킨 데에 이 사건의 의미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