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송치
[강간] 신속한 모텔 CCTV 증거보전 신청으로 불송치 결정
2026-06-22
■ 사건의 경위
의뢰인은 블라인드 앱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상대방과 술자리를 가진 뒤 노래방, 편의점, 모텔로 함께 이동하였습니다. 이후 객실 안에서 성관계가 있었고, 상대방은 객실을 나간 직후 의뢰인을 강간죄 혐의로 신고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성관계 자체는 인정했지만, 상대방을 폭행하거나 협박해 성관계를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당시 대화가 녹음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앱으로 처음 만난 사람 사이에서 문제가 생기면 대화 녹음이 남아 있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 사건에는 그런 자료가 전혀 없었습니다.
■ 강창효 변호사의 변론전략
저는 이 사건에서 강간죄 불송치를 위해 가장 먼저 CCTV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강간죄 피의자 입장에서 강제력이 없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첫째, 선임한 바로 그날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하였습니다.
술집, 노래방, 편의점, 모텔 CCTV는 보관 기간이 짧아 며칠만 늦어도 없어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건 당일 두 사람이 어디에서 만나 어떻게 이동했는지, 노래방 안에서 어떤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있었는지, 모텔에 들어가고 나올 때 모습은 어떠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을 특정해 보전을 구했습니다.
둘째, 법원 절차만으로 끝내지 않고 수사기관에도 별도로 증거보전 요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실제 수사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각 장소별 CCTV의 위치와 필요한 시간대를 정리했습니다. 노래방에서는 입장과 퇴장 장면뿐 아니라 내부 장면을, 편의점에서는 물건을 고르고 계산하는 장면을, 모텔에서는 출입 장면과 복도 및 엘리베이터 장면을 요청했습니다.
셋째, 확보된 CCTV 장면을 시간순으로 다시 정리했습니다.
상대방은 노래방에서 의뢰인의 무릎에 앉거나 먼저 스킨십을 하는 모습을 보였고, 편의점에서도 다정한 모습을 보였으며, 모텔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손을 잡거나 상대방이 앞장서 걷고 의뢰인이 물건을 들고 뒤따라 들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넷째, 객실 안에서의 일만 따로 떼어 보지 않고, 사건 전후의 흐름도 함께 설명했습니다.
상대방은 노래방과 편의점, 모텔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의뢰인과 자연스럽게 동행하였고, 모텔에 들어가는 장면에서도 의뢰인이 상대방을 끌고 가거나 제압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성관계 당시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변호인의견서에 담았습니다.
다섯째, 신고에 이르게 된 사후 사정도 조심스럽게 정리했습니다.
의뢰인은 상대방이 당초 말했던 시간보다 일찍 귀가하려 하자 서운함을 드러내며 “앞으로 연락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저는 이 대화가 상대방의 신고 동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결국 저는 증거보전으로 확보한 CCTV,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 사건 전후의 대화 흐름을 묶어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단순히 억울하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각 CCTV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수사기관이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데에 공을 들였습니다.
■ 결과

경찰은 의뢰인과 상대방의 진술, 노래방 및 모텔 CCTV, 사건 전후의 이동 경위 등을 종합하여 강간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에 대해서 ‘강간죄 불송치,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증거보전 절차를 통해 확보한 CCTV가 의뢰인의 진술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의의
성범죄 사건에서는 “강제력이 없었다”는 말을 뒷받침할 객관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녹음이 없는 사건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이 사건은 선임 당일 증거보전신청을 통해 CCTV를 확보했고, 다행히 그 영상들을 통해 강간죄 불송치 결정을 받을 수 있었던 사례입니다.
성범죄 수사에서 초기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