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준강제추행] 집행유예, 선고 직전 합의로 실형 면해
2026-06-18
■ 사건의 경위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집행유예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특별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의뢰인은 전화 앱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와 술을 마신 뒤,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든 상태에서 추행하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고, 의뢰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피해자 측의 대응이 매우 적극적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피해자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변호인의견서’를 여러 차례 제출하며 엄벌을 구하고 있었습니다.
■ 강창효 변호사의 전략
저는 이 사건에서 핵심은 하나라고 보았습니다. 피해자와의 합의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측이 적극적으로 의견서를 제출하는 경우, 피고인 측이 합의를 포기하고 공탁으로 방향을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그 길은 위험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 측이 ‘공탁금회수동의서’와 ‘엄벌탄원서’를 함께 제출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첫째, 저는 공탁을 마지막 선택지로 두되 끝까지 합의를 우선하였습니다.
피해자 측의 태도가 단호한 사건에서는 금액만 제시한다고 합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과의 방식, 전달 경로, 피해자 측 변호인과의 소통, 합의 시점까지 모두 조심스럽게 정리해야 했습니다.
둘째, 피해자 측과의 접촉이 불필요한 압박으로 보이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합의를 시도하는 과정이 피해자에게 다시 부담으로 느껴지면 결과는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의뢰인의 사과 의사를 정리하되, 피해자 측 변호인을 통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셋째, 합의가 선고기일 전까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까지 대비했습니다.
저는 선고기일 변경 신청을 통해 시간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합의 없이 선고를 받는 것보다는, 재판부에 피해 회복을 위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는 편이 낫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넷째, 합의만 기다리지 않고 정상자료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의뢰인에게 반성문 작성을 안내하고, 성범죄 재범방지교육 수료, 치료 내역, 봉사활동 자료, 가족 부양 사정 등을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피해자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재판부가 볼 수 있는 자료는 따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선고기일 직전에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피해자는 합의금 4,000만 원을 지급받고, 의뢰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 결과

법원은 의뢰인에게 ‘준강제추행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또한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과 취업제한명령은 면제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실형을 면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의의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측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경우, 합의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공탁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안전한 길이 아닙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공탁 이후 더 강한 처벌 요구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선고기일이 가까워진 상황에서도 피해자 측과의 합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시에 양형자료를 차분히 쌓아 집행유예라는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