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유예
[성폭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죄)] 선고유예
2026-04-21
■ 사건의 경위
의뢰인은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에 서 있던 여성 2명의 신체를 촬영한 일로 성폭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합의는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의뢰인은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인정하며 잘못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약식절차로 벌금형이 나온 상황이었으나, 의뢰인은 전과가 남을 것을 걱정하여 정식재판청구를 선택하였습니다. 젊은 나이에 경제적 부담과 건강 문제까지 안고 있었기 때문에, 법원에 한번 더 선처를 구해보고자 한 것입니다.
■ 강창효 변호사의 변론전략
저는 이 사건에서 재판부에 의뢰인의 현재 상황과 이후의 변화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첫째, 의뢰인의 생활환경과 경제적 사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일정한 지원 없이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학자금 대출과 금융기관 채무 등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형편이 어렵다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부채증명원과 금융자료를 통해 의뢰인이 비교적 어린 나이에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드렸습니다.
둘째, 의뢰인의 건강 상태를 구체적인 자료로 설명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오래전부터 일광 두드러기와 대상포진 이후 발진 등 쉽게 호전되지 않는 피부 질환을 앓고 있었고, 군 복무 중에도 이 질환이 악화되어 의병 제대를 하였습니다. 또한 사건 전후로 수술과 입·퇴원을 반복하는 등 신체적으로도 안정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입퇴원확인서, 진료확인서, 의무기록 등을 통해 이러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셋째, 사건 이후의 치료와 재범 방지 노력을 실제 자료로 보여 주었습니다.
의뢰인은 사건 이후 약 3개월 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총 6회에 걸쳐 받으며 약물 치료를 병행하였고, 별도로 심리상담도 이어갔습니다. 나아가 성범죄 재범방지 교육과 인지행동개선 교육을 이수하였습니다. 저는 이러한 자료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하여, 단순한 반성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진 실질적 변화임을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넷째, 의뢰인은 여러 차례 자필 반성문을 작성하였고, 가족과 지인들 역시 탄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자원봉사활동 확인서’와 ‘장기조직기증 희망 등록 자료’도 함께 제출하였습니다. 각각의 자료를 따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건 이후 의뢰인이 어떤 방향으로 삶을 바꾸려 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정리하여 재판부에 전달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벌금형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용기 내어 정식재판청구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그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자료를 하나씩 정리해 재판부에 제출하였습니다.
■ 결과

이 사건은 일반적인 경우라면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합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양형상 유리한 사정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의뢰인이 초범인 점에 더하여, 사건 이후 실제로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지속해 온 점, 수술과 치료를 병행하는 상황에서도 생활을 유지하며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해 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그 결과 벌금 300만 원의 형에 대하여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 의의
선고유예 판결은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특히 카촬죄(성폭법위반)과 같이 피해자가 있는 성범죄 사안에서는 더욱 이례적인 결과입니다.
이 사건은 합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양형변론에 최선을 다하여 재판부가 ‘이 사람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운 사례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도 충분히 선고유예까지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 경우라고 할 것입니다.
